■ 본지 창간 15주년 기념 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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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광21
  • 승인 2017.10.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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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마음길이 지척咫尺이로다.

- <영광21>신문 창간 15주년에 부쳐 -                    

백척간두百尺竿頭 진일보進一步라
바늘 끝 같은 신령한 바위 끝에
우뚝 서 계시는 활불活佛.

뜰 앞의 오얏나무요
똥집 막대기인 조사祖師의 마음 한자락
있고 없음이 사라진 무색계처럼
묵언默言으로 지축을 흔들어 깨운
활인검活人劍을 내리치시는도다.

밝음으로 오면 밝음으로 치고
어둠으로 오면 어둠으로 치라
앞으로 오면 앞에서 치고
뒤에서 오면 우뢰로 치라
마음의 바탕을 비우고 나면
모든 색色이나 계界, 이치理致 또한
걸릴 것이 없나니
낳은 그 자리가 곧 낳지 않는 자리가 되는 법.

중생들이여
부처가 누구신가

네 마음이로다
네 이웃이로다

백척百尺의 간두竿頭 끝에 매달린 마음
천척千尺으로 갈라지고 멀어진 마음들이여 
사인검死人劍을 거두라

달빛 그윽한 영광의 바위 틀을 틀어쥔 채
수천년을 면벽面壁으로 서 계시는
조선祖禪을 보시라

사인검死人劍을 거두라.
서슬퍼런 소나무가 지척咫尺이로다
밝은 마음길이 지척咫尺이로다
 

시인 / 이수행

약력
1962년 전남 나주 출생
1995년 광주일보 신춘문에 시 <영산강>당선
1997년 월말<말>지 선정
(사)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회원
2010년 제6회 광주일보 문학상 수상
저서 / 시집<영산강>, 산문집 <영산강은 바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