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극복된다면 태풍이라도 좋은데…”
“가뭄 극복된다면 태풍이라도 좋은데…”
  • 영광21
  • 승인 2018.08.24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갑저수지 저수율 급락 … 태풍 상륙에 기대반 우려반

■ 영광군 폭염피해에 태풍까지 …

 

제19호 태풍 솔릭이 영광지역의 가뭄을 해결할 단비를 대동할지 재난수준의 폭우를 동반할지 지역주민들은 기대반 우려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광지역은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큰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40여일이 넘게 비가 오지 않아 이미 소형관정들은 밑바닥까지 말라버린 실정이다.
논농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용수공급이 되고 있지만 밭작물은 관수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물공급이 어려워 피해가 크다.
콩, 팥, 고추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작황이 좋지 않아 농민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지게 될 전망이다.
한 지역주민은 “고추는 그나마 가격이 많이 올라서 작황이 적어도 피해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콩같은 경우 아예 꽃이 피지 않아 판매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허다하다”며 “최근 물 때문에 마을주민들간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내년까지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될 전망이다. 지난주 농업용 저수지 155개소의 저수율은 평균 55.9%에서 불과 1주일 사이에 48.5%까지 하락했다.
불갑저수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주 불갑저수지의 저수율은 51.9%였지만 38.2%까지 급락했다.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논, 밭에 물을 대는 시기까지 겹치다보니 1주일 사이 13.7%p가 증발한 것이다.
물을 사용하는 시기를 넘겨 올해는 간신히 농사를 끝마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저수율이 너무 낮아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지게 될 경우 내년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농어촌공사 영광지사 관계자는 “당장 올해 농사는 지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내년이 더 큰 문제다”며 “불갑저수지가 워낙 커서 물이 차오르는데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데 저수율이 너무 낮다보니 지금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군은 올해 초 먹는 물의 수원지가 말라붙으면서 불갑저수지의 물을 공급해 단수위기를 모면했다. 내년에는 군이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마저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는 고추 등 일부 밭작물에 가뭄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벼 이삭이 펴기 시작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가뭄이 지속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
관정에 의지해 농사를 짓는 마을에서는 벌써부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묘량면에 위치한 A마을 이장은 “소형관정이 모두 말라버리면서 제때 물을 댈 수가 없어 벼 잎이 노랗게 타들어 가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며 “1모작의 경우는 특히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농민들은 차라리 태풍이라도 와서 가뭄을 해결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편 군에서는 장기적인 가뭄에 대비해 14억원을 투입해 130곳의 중형관정 개발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타들어가는 가뭄에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는 가운데 솔릭이 무더위와 가뭄을 해소할 수 있는 효자태풍이 될지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