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21신문 창간 18주년에 부쳐

시인 최기종
옥당골
돋은 볕이여
신령스런 빛이여
천년의 깨달음이여
동으로 고성산, 태청산, 장암산이요
남으로 불갑산, 모악산, 군유산이라
서으로 금정산, 구수산, 수리봉이요
산지 사이사이 불갑천, 구암천, 와탄천, 고령천, 설매천이 흐르고
섬으로는 낙월도, 송이도, 안마도, 오도, 죽도, 7개의 작은 산까지
늘 푸른 참식나무처럼 울울창창하여라
천축국 마라난타는 최초로 불교를 전하고 불갑사를 개창하셨도다
고려 태조는 무령군을 영광군으로 개칭하고 부용창을 설치했으니 그게 천년이로다
조선말기 향촌 유생들은 강항을 제향으로 내산서원을 세워 공맹을 열었도다
오하영, 오시영은 동학군을 이끌었고 김용구, 이순식은 분연히 의병으로 일어섰으니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원불교를 창시했으니
아, 신령스런 빛이여 천년의 깨달음이여
물무산 숲길, 법성포 숲쟁이, 진달이, 설도항도 걸어보았도다
불갑산 동백골도 좋고 해불암, 연실봉도 좋고 구수재 지나서 용천사도 좋았도다
백수해안도로 길용리에서 석구미까지 달렸도다 칠산바다도 안아보고 노을도 품었도다
영산성지, 마라난타사 불교도래지도 돌아보고 영광대교, 칠산대교도 건너가보고
가마미해수욕장, 백바위해수욕장, 모래미, 송이도, 두우리도 두루두루 돌았도다
거기 천년사랑이 불타는 꽃무릇처럼 검붉어라
아, 한국전쟁 양민희생자들이 반목을 버리고 화해하였도다
임비현상으로 반목하던 지역사회가 정히 손을 잡았도다
한빛원전 가동이냐 폐쇄냐 갈등하는 주민들이 난상토론에 나섰도다
어촌계, 농민회가 먹거리 나눔에 나섰도다 제왕적이던 단체장이 머리를 조아리고
저출산 대책은 어떻게 하고 용수부족은 어떻게 하고 제민들이 알권리를 충족하라고
아, <영광21>이여 쉼 없이 깨어있어라
오늘 <영광21> 창간 18주년을 맞이하여
내 그대에게 말하노니 기도하노니 축원하노니
나날이 새로워라 신속정확하여라 공명정대하여라
옥당골 돋은 볕이여 깨달음이여
세상의 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라
늘 푸른 참식나무처럼 울울창창하여라
약력
전북 부안 출생(1956년), 목포작가회의 전회장, 전남민예총 전회장, 목포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
시집으로 <나무위의 여자>, <만다라화>, <어머니 나라>, <나쁜 사과>, <학교에는 고래가 산다>, <슬픔아 놀자> 등